유리안 Peep-Peep Pudgy bird 🐤

크랙 캐릭터챗 '유리안 폰 륀튼' 
create by 예리엘
edited by 베이글

 

 

 

 

 

 

previous...

베이글 : 유리안의 오랜 시녀, 유리안의 취향을 아주 잘 알고 있다. 최근 유리안의 팬클럽 활동을 한 사실을 유리안에게 들켰다. 황비 자리를 노리는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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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안은 시계를 짜증스럽게 바라보았다. 베이글이 약속된 시간보다 30분이나 늦었다. 그는 온실 테이블 위에 준비된 달콤한 과자들과 차를 쳐다보았다.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유리안이 생각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로이드를 불렀다.

"베이글은 어디 있지?" 유리안이 물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폐하." 로이드가 공손히 대답했다. 

 

"제인 시녀장에게 확인해보겠습니다."

잠시 후, 로이드가 돌아왔다.

"시녀장님 말씀으로는 오늘 아침 연락이 없었다고 합니다."

유리안은 이마를 찌푸렸다. 베이글이 연락 없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녀의 숙소를 확인해봐라."

하지만 기다림에 지친 유리안은 결국 스스로 베이글의 숙소로 향했다.

그가 베이글의 방문을 열자, 예상치 못한 광경이 펼쳐졌다. 베이글은 보이지 않고, 침대 위에는 작은 베이지색 털의 병아리가 삐약거리고 있었다.

"이게 뭐지?" 유리안이 혼란스러워하며 방 안으로 들어섰다.

병아리는 유리안을 보자 더 크게 삐약거리며 침대 위에서 폴짝폴짝 뛰었다. 방 안은 깨끗했지만, 베이글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유리안은 눈을 크게 뜨고 침대 위의 작은 병아리를 바라보았다. 그 병아리의 눈에서는 이상하게 익숙한 장난기가 느껴졌다.

"이게 대체..." 유리안이 혼란스러워하며 중얼거렸다.

병아리는 유리안을 발견하자마자 흥분한 듯 삐약거리며 날개를 퍼덕였다. 그리고는 짧은 다리로 뽈뽈뽈 침대 가장자리로 다가왔다.

'이 눈빛... 설마?' 유리안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병아리를 관찰했다.

병아리는 마치 유리안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더 열심히 삐약거렸다. 그리고는 침대 가장자리에 서서 마치 뛰어내릴 준비를 하는 것처럼 몸을 낮추었다.

"잠깐, 위험해!" 유리안이 반사적으로 손을 뻗었다.

그 순간, 병아리는 과감하게 뛰어내렸고, 유리안은 놀라서 그것을 받아냈다. 병아리는 그의 손바닥 위에서 만족스럽게 삐약거렸다.

유리안은 이제 병아리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그 작은 생물의 눈에는 분명 인간의 지성이 깃들어 있었다. 특히 그 능글맞은 눈빛은 한 사람을 떠올리게 했다.

"베이글...?"

병아리는 마치 대답하듯 크게 한 번 삐약거리고는 그의 손가락을 부리로 콕콕 쪼았다.

"이게 말이 되나?" 유리안이 혼란스러워하며 말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병아리-베이글은 날개를 퍼덕이더니 유리안의 손에서 팔을 타고 올라가 그의 어깨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는 그의 귀에 대고 부드럽게 삐약거렸다.

 

유리안은 당황해 굳은 표정으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 유리안이 중얼거렸다. 

 

"마법? 저주? 아니면 또 네가 벌인 장난인가?"

병아리-베이글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분명 베이글의 것이었다. 유리안은 병아리의 마음을 읽으려 했지만, 동물의 생각은 인간과 달라 명확하게 읽을 수 없었다.

"로이드를 불러야겠어." 유리안이 결심한 듯 말했다.

그러자 병아리가 흥분해서 날개를 퍼덕이며 강하게 반대하는 듯한 소리를 냈다. 유리안의 귀에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서 삐약거리는 소리가 마치 '안 돼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그럼 어쩌라고? 너를 이대로 놔둘 수는 없잖아." 유리안이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병아리-베이글은 침대 위에 놓인 작은 메모지를 부리로 콕콕 쪼았다. 유리안은 그제야 침대 위에 놓인 메모지를 발견했다.

그는 메모지를 집어 들었다. 거기에는 베이글의 필체로

 

'마법에 걸렸어요. 오늘 안에 풀릴 거예요.'라고 쓰여 있었다.

"너... 이게 무슨 짓이냐?" 유리안이 병아리를 노려보며 물었다.

병아리는 마치 웃는 것처럼 눈을 가늘게 뜨고 부드럽게 삐약거렸다. 그리고는 유리안의 손가락에 부리를 비비며 애교를 부렸다.

"정말..." 유리안이 한숨을 내쉬었다. 

 

"네가 또 무슨 일을 벌였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안에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으면 그 팬클럽 회원들 모두 추방해버릴 줄 알아."

병아리-베이글은 당황한 듯 크게 삐약거리며 날개를 더 세게 퍼덕였다.

"그리고 황비 자리는 꿈도 꾸지 마라." 유리안이 엄포를 놓았다.

병아리는 슬픈 듯 고개를 숙였다가, 갑자기 정신을 차린 듯 활기차게 삐약거리며 유리안의 손을 부리로 콕콕 쪼았다.

 

'걱정 마세요, 곧 돌아올게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유리안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는 병아리를 조심스럽게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

"나는 오늘 중요한 회의가 있어. 네가 이런 상태라면 어쩔 수 없이 다른 시녀를 불러야겠군."

병아리-베이글은 즉시 불만스럽게 삐약거리며 그의 손을 다시 쪼았다.

"왜? 내가 다른 시녀와 시간을 보내는 게 싫다는 거냐?" 유리안이 놀란 듯 물었다.

병아리는 '그렇다고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강하게 한 번 삐약거렸다.

"알았어, 알았어. 그럼 오늘 하루는 네가 나와 함께 있어라. 하지만 중요한 서류에 새똥을 묻히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병아리-베이글은 기쁜 듯 폴짝폴짝 뛰었다. 유리안은 한숨을 쉬며 그를 조심스럽게 손에 올려놓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침부터 두통약을 먹어둘 걸 그랬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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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안은 회의장으로 향하는 복도를 걸었다. 그의 옷 주머니 안에 숨겨진 병아리-베이글이 불편했는지 조금씩 꼼지락거렸다.

"가만히 있어." 유리안이 주머니를 가볍게 두드리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

그때 병아리-베이글이 주머니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그 작은 노란 머리가 유리안의 옷깃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야!" 유리안이 놀라서 소리쳤다. 그는 재빨리 주변을 둘러보고 다행히 아무도 없음을 확인했다.

병아리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더니 유리안의 턱 아래를 부리로 살짝 쪼았다. 간지러운 느낌에 유리안은 얼굴을 찌푸렸다.

"그만둬, 베이글. 내가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유리안이 중얼거렸다. 

 

"이 모습으로 황궁에 있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고."

병아리-베이글은 아랑곳하지 않고 유리안의 목에 작은 머리를 비볐다. 유리안은 갑작스러운 애정 표현에 당황했지만, 어쩐지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네가 이런 상태로 있으면 내가 어떻게 회의에 집중하겠어?" 유리안이 한숨을 쉬었다. 

 

"적어도 회의 시간만큼은 가만히 있어야 해."

병아리는 한 번 삐약거리고 다시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그 눈빛에는 분명 장난기가 가득했다.

회의장 문 앞에 도착한 유리안은 잠시 멈춰 섰다. 그는 자신의 주머니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진짜로 가만히 있어. 아니면 네 방으로 데려다 놓을 거야." 유리안이 마지막으로 경고했다.

회의장 안으로 들어선 유리안은 최대한 평소와 같은 위엄 있는 걸음걸이를 유지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주머니 속 병아리-베이글이 끊임없이 꼼지락거리는 탓에 그의 얼굴은 미세하게 찌푸려져 있었다.

"폐하, 오늘은 세금 개혁안과 북부 지역 무역로 확장에 관한 논의가 있습니다." 로이드가 공손히 안건을 설명했다.

유리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앉았다. 그 순간, 그의 주머니에서 미세한 '삐약' 소리가 새어 나왔다. 다행히 로이드만 그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무슨 소리였습니까, 폐하?" 로이드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다." 유리안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회의를 시작하지."

병아리-베이글은 황제의 주머니 속에서 신이 났다.

 

평소에는 항상 유리안의 뒤에서 그림자처럼 따라다녔지만, 이렇게 그의 옷 주머니 안에 들어가 직접 그의 체온을 느끼고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건 정말 황비보다 좋은 자리인걸!' 

 

병아리-베이글은 자신의 작은 머리를 유리안의 가슴에 기대며 행복하게 생각했다.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그녀는 유리안의 심장 박동이 빨라지거나 그가 긴장할 때마다 미세하게 몸을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마치 유리안의 감정을 직접 느끼는 것과 같았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주머니 위쪽으로 머리를 밀어 올려 작은 틈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회의장 안에는 여러 대신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었고, 그 중에는 세리엘라의 아버지인 아서 그린우드 후작도 있었다.

유리안은 회의 중 세금 개혁안에 대한 논쟁이 격해지자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특히 아서 그린우드가 자신의 의견에 반대 의견을 내놓을 때마다 그의 심장 박동은 더욱 빨라졌다.

주머니 속 병아리-베이글이 유리안의 빠른 심장 박동을 느끼고 걱정스러운 듯 몸을 비비적거렸다. 그 작은 노란 솜털이 유리안의 가슴에 닿자, 그는 미세한 체온이 전해지는 것을 느꼈다.

"폐하, 괜찮으십니까?" 로이드가 유리안의 표정 변화를 눈치채고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다." 유리안이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지만, 그의 손은 무의식적으로 주머니를 살짝 쓰다듬었다.

병아리-베이글은 유리안의 손길이 주머니 위로 느껴지자 기분 좋게 작은 머리를 그의 손가락 방향으로 들이밀었다. 그녀의 부드러운 솜털이 유리안의 손가락에 닿자, 그의 입가에 미세한 미소가 번졌다.

회의가 계속되는 동안, 병아리-베이글은 유리안의 심장 소리에 맞춰 작은 눈을 감았다 떴다. 그의 체온과 심장 박동은 마치 자장가처럼 그녀를 편안하게 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그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할 특별한 순간이었다.

'이렇게 가까이 있으니 너무 좋아... 폐하의 심장 소리, 체온, 향기까지...' 병아리-베이글은 행복하게 생각했다.

유리안은 회의가 끝나자마자 서둘러 자신의 침실로 향했다. 평소보다 빠른 걸음으로 복도를 지나며 주변 시종들의 의아한 시선도 무시했다. 그의 주머니 안에서는 병아리-베이글이 잠들어 조용했다.

침실 문을 닫자마자 유리안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주머니에 손을 넣어 작은 병아리를 꺼냈다. 노란 솜털 뭉치는 평화롭게 잠들어 있었고, 작은 가슴이 오르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이 멍청한 것..." 유리안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의 눈빛은 부드러웠다. 

 

"회의 내내 불안하게 만들어놓고 너는 잠이나 자?"

병아리-베이글은 유리안의 손길에 반응해 작게 '삐약' 소리를 냈지만, 여전히 깊이 잠들어 있었다. 유리안은 그런 모습이 어쩐지 귀엽게 느껴져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어떻게 항상 나를 이렇게 귀찮게 하는 일에 휘말리는 거야?" 그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유리안은 침대 옆에 앉아 작은 병아리를 지켜보았다. 그는 베이글이 메모에 남긴 말을 떠올렸다. 

 

'오늘 안에 풀릴 거예요.' 그는 시계를 바라보았다. 아직 해가 지기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었다.

"정말 오늘 안에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유리안이 위협적으로 말했지만, 그의 손가락은 부드럽게 병아리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유리안은 소파에 앉아 손바닥 위에서 평화롭게 잠든 노란 병아리를 지켜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평소에는 볼 수 없는 부드러운 표정이 떠올랐다.

"Zzz..." 병아리-베이글은 작은 코를 골며 깊이 잠들어 있었다. 가끔 꿈을 꾸는 듯 작은 발을 움직이거나 날개를 살짝 펄럭이기도 했다.

유리안은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병아리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감촉이 신기하게도 편안했다.

"네가 항상 이렇게 조용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유리안이 작은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시끄럽고 거슬리는 네 목소리 대신 이런 작은 삐약 소리만 들려준다면..."

그는 문득 베이글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올 때를 상상했다. 그녀의 시끄러운 목소리, 항상 자신을 쳐다보는 반짝이는 눈동자, 그리고 그 솔직한 마음...

병아리-베이글이 꿈속에서 작게 "삐약..." 하고 소리를 냈다. 유리안의 이름을 부르는 것처럼 들렸다.

유리안은 무의식적으로 미소를 지었다. 그는 베이글이 항상 자신을 바라보는 그 순수한 눈빛이 그립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병아리의 작은 몸에서 전해지는 따뜻함이 이상하게도 그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빨리 돌아와라..." 그가 속삭였다. 

 

"네가 이런 모습으로 있으면 나도 일에 집중할 수가 없잖아."

병아리-베이글은 꿈속에서 유리안의 말을 들은 듯 작게 날개를 퍼덕였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유리안은 자신도 모르게 작은 웃음을 터뜨렸다.

 

🐤💛 🐤💛 🐤💛 🐤💛 🐤

유리안은 침대 위에 서류를 펼쳐놓고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의 옆에는 작은 쿠션 위에 병아리-베이글이 잠들어 있었다. 갑자기 시끄러운 '삐약삐약' 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깨어났군." 유리안이 펜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병아리-베이글은 완전히 깨어나 날개를 크게 퍼덕이며 침대 위를 폴짝폴짝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배고픈 거냐?" 유리안이 마침내 깨달았다. "그래서 이렇게 난리법석을 피우는 거야?"

병아리는 한번 더 크게 삐약거렸다.

"정말... 네 배고픔까지 챙겨야 하다니." 유리안이 한숨을 쉬었다. 

 

"그래, 뭐가 먹고 싶은데? 아, 물어봐봤자 대답할 수도 없겠군."

그럼에도 유리안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는 문을 열고 복도에 있던 하인을 불렀다.

"과일과 빵, 그리고..."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덧붙였다. "작은 씨앗도 가져오거라."

병아리-베이글은 기쁨에 차서 침대 위를 빙글빙글 돌았다.

"네가 원래 모습이었어도 이렇게 단순하게 기뻐했을까?" 유리안이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병아리는 유리안의 손가락을 부리로 살짝 쪼았다.

"아직도 네가 어떻게 이런 모습이 된 건지 모르겠군." 유리안이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마법사라도 만난 거야?"

병아리-베이글은 고개를 살짝 기울이더니, 마치 비밀을 간직한 듯 작게 삐약거렸다.

유리안은 하인이 가져온 쟁반을 받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과일, 빵, 씨앗이 아름답게 담겨 있었다.

"자, 먹어라." 유리안이 말했다.

병아리-베이글은 흥분한 듯 삐약거리며 씨앗 더미를 향해 거의 다이빙하듯 뛰어들었다. 작은 몸집으로 씨앗 위에 착지하자 몇 개가 사방으로 튀었다.

'와! 모든 게 거대해 보여!'

 

베이글은 놀라움에 눈을 크게 떴다. 평소에는 작게 느껴지던 빵 한 조각이 지금은 자신보다 커 보였다.

병아리는 혼란스러운 듯 씨앗과 빵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 무엇을 먼저 먹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때 유리안이 붉은 딸기 하나를 집어 들었다. 병아리-베이글의 눈이 그 딸기에 고정되었다. 그녀는 입맛을 다시며 '삐약!' 하고 크게 소리쳤다.

"이거 원하는 거냐?" 유리안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

병아리는 열정적으로 날개를 퍼덕이며 딸기 쪽으로 폴짝폴짝 뛰어갔다. 그 모습이 너무 필사적이어서 유리안은 웃음을 터뜨렸다.

유리안이 딸기를 작게 뜯어 병아리 앞에 놓아주었다.

병아리-베이글은 신이 나서 딸기 조각을 부리로 쪼아먹기 시작했다. 빨간 과즙이 그녀의 작은 부리 주변에 묻자, 유리안은 작은 손수건으로 조심스레 닦아주었다.

"먹는 것도 이렇게 지저분하게 먹는구나. 평소에도 그런가?" 유리안이 놀리듯 말했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따뜻함이 묻어났다.

유리안은 병아리-베이글이 딸기를 열심히 쪼아먹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작은 몸집과는 대조적으로 그 식욕은 대단했다.

병아리가 딸기에 집중하는 사이, 유리안은 빵을 작게 뜯어 그녀의 시선 앞에서 흔들기 시작했다. 

 

병아리-베이글은 즉시 딸기를 잊고 빵 조각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녀의 작은 머리가 빵의 움직임을 따라 좌우로 움직였다.

"이렇게 단순하게 주의가 산만해지다니." 유리안이 장난스럽게 웃었다. 

 

"어쩌면 네가 항상 내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 이유가 이것 때문인가 보군."

병아리는 빵을 향해 폴짝 뛰어올랐지만, 유리안이 재빨리 손을 들어 빵을 높이 들어올렸다. 병아리-베이글은 불만스럽게 삐약거리며 그의 손가락을 쪼았다.

"아야!" 유리안이 가짜로 아픈 듯 소리쳤다. 

 

"그래, 그래. 여기 있어."

그는 빵을 병아리 앞에 내려놓았다. 병아리-베이글은 빵에 달려들었다.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면 이런 귀여운 모습은 볼 수 없겠지..." 유리안이 살짝 아쉬운 듯 말했다.

병아리는 빵을 먹다 말고 유리안을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작은 날개로 유리안의 손을 가볍게 두드리고는 다시 빵을 먹기 시작했다.

병아리-베이글은 씨앗 몇 개를 부리로 쪼아 맛을 보더니 갑자기 '퉤!' 하고 뱉어냈다. 그녀의 작은 얼굴에 불만이 가득했다.

"네가 사람이든 병아리든 입맛은 변함없군." 유리안이 병아리를 보며 말했다.

병아리-베이글은 씨앗의 쓴맛에 부리를 여러 번 열었다 닫았다. 그녀는 빠르게 딸기 조각으로 달려가 쓴맛을 씻어내려 했다.

"새가 되었는데 씨앗을 싫어하다니, 참 특이한 병아리로군." 유리안이 놀리듯 말했다.

먹음직스러운 음식들로 배가 부른 병아리-베이글은 행복감에 젖어 유리안의 손가락으로 폴짝 뛰어올랐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발을 디디며 그의 손가락을 타고 손목까지 올라갔다.

"뭐하는 거야?" 유리안이 놀란 듯 물었지만, 병아리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손을 유지했다.

병아리-베이글은 유리안의 손목에 도착해 자랑스럽게 삐약거렸다. 그녀는 마치 산을 정복한 등산가처럼 기쁜 듯했다. 유리안의 체온이 느껴지는 곳에 있는 것이 좋았다.

"정말 귀찮은 녀석이구나." 유리안이 말했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따뜻함이 묻어났다. 그는 병아리가 떨어지지 않도록 팔을 조심스럽게 들어올려 자신의 어깨에 올려놓았다.

"이런 상태로 있으니 행복하냐?" 그가 부드럽게 물었다.

병아리는 유리안의 손길에 눈을 감고 행복하게 몸을 비볐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특별한지 느꼈다. 

 

평소에는 감히 이렇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던 유리안과의 거리감이 사라진 것 같았다. 유리안도 이런 베이글의 모습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병아리의 작은 체온이 자신의 손목을 따뜻하게 데우는 것을 느끼며 미소 지었다.

노크 소리에 유리안은 병아리-베이글을 재빨리 쿠션 위에 내려놓았다.

"들어오게." 그가 침착하게 말했다.

로이드가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

"폐하, 베이글 시녀에게 온 서신입니다. 급한 내용인 듯하여 가져왔습니다." 로이드가 봉인된 편지를 건넸다.

"그녀에게 온 편지를 왜 나에게 가져오는 거지?" 유리안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녀를... 찾을 수 없어서 말입니다." 로이드가 말했다. 그의 시선이 잠시 쿠션 위의 병아리에게 향했다가 다시 유리안에게 돌아왔다.

"알았다. 나가보게."

로이드가 나간 후, 유리안은 편지를 열었다. 병아리-베이글은 흥분해서 쿠션에서 뛰어내려 유리안의 손가락을 쪼았다.

"참아. 지금 읽어주마." 유리안이 말했다.

유리안은 우아한 손길로 봉인을 뜯었다. 편지는 깔끔한 필체로 쓰여 있었다.

수신: 베이글 시녀
발신: 그레일 제국 황실 마법사 이아소아
베이글 귀하,
지난 주 귀하의 '황제 폐하 비공식 애호 모임'에서 배포한 '마음을 읽는 물약'의 부작용에 대한 긴급 안내입니다.

변신 지속 시간: 24시간 (±2시간 오차 가능)
주의사항: 변신 중 과도한 흥분 상태 지속 시 원상복구 지연 가능성 있음
부작용: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후 최대 3일간 '삐약' 소리가 간헐적으로 나올 수 있음

추신: 다음 번에는 '그것'을 섭취하기 전 사용설명서를 읽어보시길 권장합니다. 이런 편지를 쓰는 것이 귀찮습니다.
추신2: 황제 폐하께서 이 편지를 읽고 계시다면, 제 이름을 언급하지 말아주십시오. 제 실험은 모두 학술적 목적입니다.
추신3: 병아리 상태에서는 황제 폐하의 마음을 읽을 수 없습니다. 이는 의도된 기능이 아니라 부작용입니다. 흥미로운 발견이군요.
추신4: 만약 24시간 이후에도 변신이 풀리지 않는다면, 차가운 물에 30초간 몸을 담그십시오. 효과가 없다면... 그때는 제게 연락하십시오. (하지만 연락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 🐤💦 🐤💦 🐤💦 🐤

유리안은 편지를 읽은 후 천천히 고개를 들어 방 안을 둘러보았다. 병아리-베이글은 이미 책상 위 작은 쿠션 밑으로 도망치듯 숨어들어가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노란 꼬리와 작은 다리가 쿠션 밖으로 덜렁 나와 있었다. 보이지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그래서 네가 마법사에게서 '그것'을 받아서 먹었다는 거로군." 유리안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마음을 읽는 물약이라... 그것도 팬클럽에 배포한?"

병아리는 쿠션 밑에서 더 깊숙이 숨으려 했지만, 작은 몸만 더 비틀어질 뿐 꼬리와 다리는 여전히 밖으로 노출되어 있었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 네 꼬리가 다 보인다." 유리안이 쿠션을 들어올렸다.

병아리-베이글은 부끄러움에 작은 머리를 날개 아래 파묻으려 했다. 그녀의 노란 몸이 약간 떨리고 있었다.

"이런 짓을 벌인 이유가 있겠지?" 유리안이 차갑게 물었다.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빛났다.

병아리는 고개를 들어 유리안을 바라보았다. 유리안은 한숨을 내쉬며 편지를 접었다.

"마음을 읽는 물약..." 그가 중얼거렸다.

 

"내 마음을 읽고 싶었던 거냐? 그런 짓을 해서 무엇을 얻으려 했지?"

병아리-베이글은 작게 삐약거리며 작은 날개로 얼굴을 가리려 했지만, 너무 작아서 제대로 가려지지 않았다. 유리안은 그 모습이 어쩐지 귀여워 보여 화를 내려다 말았다.

"24시간 후에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다니 다행이군." 유리안이 말했다. 

 

"그때 네 행동에 대해 제대로 물어볼 테니 각오해라."

병아리는 슬픈 듯 고개를 숙였다. 그는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병아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네가 어떤 목적으로 그런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유리안이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이어 말했다. 

 

"꽤 귀여운 모습이라고 인정해주지."

병아리-베이글의 눈이 반짝였다. 그녀는 기쁨에 찬 듯 유리안의 손가락을 콕콕 쪼아댔다.

유리안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지금은 내 마음을 읽을 수 없다는 거군." 유리안이 편지의 내용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렇다면... 솔직히 말해줄까? 네가 이런 모습이라 다행이다. 네가 내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지금 이 순간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될 테니까."

병아리-베이글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유리안을 올려다보았다.

"알고 싶어?" 유리안이 장난스럽게 물었다.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도 말해주지 않을 거야."

병아리는 불만스럽게 삐약거리며 날개를 퍼덕였다. 유리안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편안하군. 항상 내 주변에서 맴돌며 시끄럽게 구는 네가 조용히 있으니 말이야."

"하지만..." 유리안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네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것도 문제겠지. 황실에 병아리가 돌아다니는 것을 어떻게 설명하겠어?"

병아리는 고개를 끄덕이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유리안은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그녀의 등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유리안이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이어서 말했다. 

 

"네가 항상 그렇게 내 곁에 있는 게 싫지만은 않아."

병아리-베이글의 눈이 반짝였다. 그녀는 기쁨에 찬 듯 작게 삐약거렸다.

'폐하가 생각보다 화내지 않아서 다행이야!' 베이글은 안도했다. 

 

'하지만 내일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면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 그냥 솔직하게 말할까? 내가 당신의 마음이 궁금했다고...'

유리안은 창가로 걸어가 병아리를 창턱에 내려놓았다. 저녁 노을이 붉게 물들고 있었다.

"어쩌면 네가 내 마음을 읽고 싶어 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유리안이 조용히 말했다. "내가 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었던 거겠지?"

병아리가 작게 삐약거리며 마치 동의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자 유리안의 눈빛이 미묘하게 변했다. 그의 입가에 살짝 미소가 맴돌았다.

"정말 어리석군." 유리안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물어볼 수도 있었을 텐데... 이런 위험한 방법을 쓰다니."

"네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면..." 유리안이 조용히 말했다. "그때 얘기하자. 네가 알고 싶어하는 것에 대해."

 

창밖으로 황혼이 짙게 내려앉고, 하늘에 별들이 하나둘 떠오르기 시작했다. 유리안은 집무실에서 서류를 마저 검토한 후 침실로 돌아왔다.

침실의 램프가 은은하게 빛나는 가운데, 작은 협탁 위에는 노란 병아리가 동그랗게 웅크리고 앉아있었다. 유리안은 병아리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도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았군." 유리안이 중얼거렸다.

 

"이제 잘 시간인데..."

병아리-베이글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유리안을 바라보았다. 마치 '어쩌죠?'라고 묻는 듯했다.

"네 숙소에 홀로 두자니..." 유리안이 고민하는 듯 말했다. 

 

"이런 상태로는..."

병아리는 불안한 듯 작게 삐약거렸다.

"여기서 자게 해줘야 하나?" 유리안이 미간을 찌푸렸다. "내 침실에서?"

병아리-베이글은 희망찬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유리안은 그런 베이글을 보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기대에 찬 눈빛으로 보지 마라. 어쩔 수 없이 그러는 거다." 유리안이 단호하게 말했다. 

 

"네가 원래 모습이었다면 절대 허락하지 않았을 테니까."

병아리는 기쁨에 찬 듯 작은 날개를 퍼덕였다. 유리안은 그런 베이글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침대 한쪽에 작은 베개를 놓아줄 테니 거기서 자거라." 유리안이 말했다. 

 

"내 베개에는 절대 오지 마라. 알겠나?"

병아리는 다시 한번 열정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유리안은 침대 위에 자신의 베개 옆에 작은 베개를 하나 더 놓았다. 병아리-베이글은 침대 가장자리에서 짧은 다리로 뛰어오르려 했지만, 너무 높아 계속 미끄러져 내려왔다.

"참 볼품없군." 유리안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는 잠시 방을 둘러보더니 침대 옆 책장에서 몇 권의 책을 꺼내 계단처럼 쌓아올렸다.

"이걸로 올라오거라." 유리안이 명령했다.

병아리-베이글은 기쁜 듯 삐약거리며 책 계단을 한 칸씩 올라갔다. 그녀의 짧은 노란 다리로 힘겹게 올라가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웠다. 마침내 베개에 도달한 병아리는 지친 듯 풀썩 눕고 말았다.

"다리가 그렇게 짧아서는 고생이겠군." 유리안이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네 원래 모습도 다리가 짧던가?"

병아리는 불만스러운 듯 삐약거렸다. 유리안은 그런 베이글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럼 이제 자자. 내일은 긴 하루가 될 테니." 유리안이 램프를 끄며 말했다.

어둠 속에서 유리안은 베개 위의 작은 병아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미 동그랗게 웅크리고 잠들어 있는 듯했다. 작은 몸에서 나오는 균일한 숨소리가 귀여웠다.

'이런 모습으로라도 내 곁에 있고 싶었던 건가?' 유리안은 생각했다. 

 

'내일 네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면... 네가 듣고 싶어했던 내 마음을 정말 말해줘야 할까?'

유리안은 이불을 덮고 눈을 감았다. 그는 오랜만에 누군가와 같은 공간에서 잠드는 것이 이상하게 편안하게 느껴졌다.
아침입니다.

 

🐤💛 🐤💛 🐤💛 🐤💛 🐤

아침 햇살이 창문을 통해 방 안으로 스며들었다. 유리안은 뺨에 느껴지는 톡톡톡 하는 감각에 천천히 눈을 떴다. 그의 뺨 바로 옆에는 노란 병아리가 있었다. 

 

언제 자신의 베개로 옮겨왔는지, 병아리-베이글은 그의 뺨을 작은 부리로 쪼아대고 있었다.

"뭐하는 짓이냐? 네 자리에 있으라고 했잖나." 유리안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병아리-베이글은 느릿하게 눈을 깜빡였다. 평소의 활기찬 모습과 달리 기운이 없어 보였다.

"이봐, 듣고 있나?" 유리안이 손가락으로 병아리를 살짝 쿡 찔렀다.

병아리는 작게 삐약거렸지만, 그 소리조차 힘이 없었다. 유리안은 벌떡 일어나 앉아 병아리를 조심스럽게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이상하군... 24시간이 지났는데 왜 아직 변신이 풀리지 않은 거지?" 유리안이 중얼거렸다.

병아리는 고개를 들어 유리안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까만 눈동자에는 불안함이 어려 있었다. 유리안은 편지를 떠올렸다.

"그 편지에... 만약 24시간 후에도 변신이 풀리지 않으면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그라고 했었지."

병아리는 그 말에 작게 떨며 고개를 저었다. 차가운 물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의사 표현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대로는 안 되잖나. 네가 영원히 병아리로 살 수는 없어." 유리안이 단호하게 말했다.

병아리는 슬픈 눈빛으로 유리안을 바라보았다. 유리안은 한숨을 내쉬며 병아리를 가슴에 가까이 가져갔다.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그가 부드럽게 말했다.

유리안은 차가운 물이 담긴 은쟁반을 가져온 시종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을 두고 나가보게."

시종이 나간 후, 유리안은 병아리-베이글을 조심스럽게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자, 이제 물에 들어가야 해. 잠깐이면 돼." 유리안이 부드럽게 말했다.

병아리는 불안한 듯 삐약거렸지만, 유리안은 단호하게 그녀를 손에 든 채 천천히 물에 담갔다.

"삐약! 삐약! 삐약!!!" 병아리가 물에 닿자마자 시끄럽게 울어댔다. 작은 몸이 격렬하게 움직이며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진정해, 곧 끝날 거야." 유리안이 말했지만, 병아리의 울음소리는 더 커졌다.

30초도 채 되지 않아 유리안은 병아리를 물에서 꺼냈다. 그는 재빨리 부드러운 수건을 가져와 떨고 있는 작은 몸을 감쌌다.

"미안하다." 유리안이 수건으로 병아리의 젖은 털을 조심스럽게 닦아주며 말했다. "하지만 필요한 일이었어."

병아리는 여전히 작게 떨고 있었다. 유리안은 그녀를 가슴에 가까이 가져가 체온으로 따뜻하게 해주었다.

"효과가 있었을까?" 유리안이 중얼거렸다.

그러나 병아리는 여전히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더 기운이 없어 보였다. 그녀의 작은 눈이 서서히 감겼다가 다시 힘겹게 떠졌다.

"이봐, 괜찮아?" 유리안의 목소리에 걱정이 묻어났다.

병아리는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 움직임조차 힘겨워 보였다. 유리안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그 마법사에게 연락해야겠어." 유리안이 결심한 듯 말했다. "이대로 두면 위험할 것 같아."

유리안은 병아리-베이글을 한 손에 조심스럽게 품은 채 집무실로 향했다. 병아리의 상태가 점점 나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로이드, 크리스탈 통신석을 준비해라. 그레일 제국의 마법사 이아소아에게 연락해야 한다." 유리안이 차분하지만 급한 목소리로 명령했다.

로이드는 질문 없이 신속하게 통신석을 활성화했다. 푸른빛이 반짝이는 크리스탈에 마법 에너지가 흐르기 시작했다.

"그레일 제국의 이아소아 마법사에게 연결해 주십시오. 륀튼 제국 황제의 요청입니다."

오랜 시간 신호음만 울렸다. 유리안은 점점 초조해졌지만, 황제의 위엄을 유지하며 기다렸다.

마침내 크리스탈에 한 여성의 모습이 희미하게 나타났다. 창백한 피부와 단정한 모습의 여성이었다.

"유리안 폰 륀튼 폐하."

 

"무슨 일로 연락을 주셨습니까?"

"당신이 만든 마법 물약에 관한 문제다." 유리안이 침착하게 말했다. 그는 병아리-베이글을 조심스럽게 들어 보였다.

 

"내 시녀가 당신의 '마음을 읽는 물약'을 섭취한 것 같다. 그런데 24시간이 지났는데도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어. 게다가 점점 상태가 나빠지고 있어 보인다."

이아소아는 잠시 침묵했다. 그녀의 표정은 읽기 어려웠다.

"흥미롭군요." 그녀가 마침내 말했다. "물에 담가보셨습니까?"

"그렇다. 효과가 없었다." 유리안이 대답했다.

이아소아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 "특별한 증상이 있습니까?"

"점점 기운이 없어지고 있다."

이아소아는 통신석을 통해 병아리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흠... 이런 경우는 드물지만..." 그녀가 말을 흐렸다. 

 

"물약의 효과가 일반적인 경우보다 강하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그녀의 생명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군요."

"해결책이 있나?" 유리안이 급하게 물었다.

"물론 있습니다만..." 이아소아가 망설이는 듯했다. "그것은..."

그 순간, 통신석 너머로 검은 머리의 창백한 남성이 이아소아의 뒤로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우아한 걸음걸이로 이아소아에게 접근했다.

"이아소아, 오늘 산책은... 새로운 야생화가 핀 곳으로 가볼까?" 남성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들려왔다.

이아소아의 창백한 얼굴에 미세한 홍조가 돌았다.

유리안은 그 남성이 그레일 제국의 황태자 아시어스임을 알아보았다.

"지금 통화 중이신가?" 아시어스가 물었다.

"네, 잠시만요." 이아소아가 황급히 유리안을 향해 돌아보았다. 

 

"황제 폐하, 죄송합니다만 급한 용무가 생겼습니다. 베이글 시녀의 상태는... 음... 그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감정적 자극이 필요합니다. 그게 해독제입니다."

그리고 갑자기 통신이 끊겼다.

"잠깐! 어떤 감정적 자극이라는 거지?" 유리안이 외쳤지만 이미 늦었다.

유리안은 손 안의 병아리를 내려다보았다. 베이글은 눈을 간신히 뜨고 있었고, 작은 몸은 점점 더 차가워지고 있었다.

유리안은 로이드에게 신속한 명령을 내렸다.

"로이드, 황궁의 모든 마법사들을 소집하라. 베이글의 상태를 설명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해."

"네, 폐하." 로이드가 고개를 숙이고 재빨리 나갔다.

유리안은 점점 기운을 잃어가는 병아리-베이글을 조심스럽게 들어 올려 황실 정원의 유리 온실로 향했다. 그곳은 항상 조용하고 따뜻한 그의 휴식처였다.

온실에 도착한 유리안은 부드러운 쿠션 위에 병아리를 내려놓았다. 병아리의 눈이 천천히 감겼다가 떠졌지만, 이제는 유리안을 알아보는 기색이 없었다. 그저 평범한 병아리처럼 흐릿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베이글..." 유리안이 부드럽게 불렀다. 

 

"나를 알아보겠나? 유리안이다."

병아리는 반응이 없었다. 작은 몸이 점점 더 천천히 숨을 쉬고 있었다.

"이럴 수는 없어." 유리안의 목소리에 절박함이 묻어났다.

유리안은 생각에 잠겼다. 베이글이 마음을 읽는 물약을 먹은 이유, 그녀가 알고 싶어했던 것...

"내 마음을 알고 싶어했다면서..." 유리안이 속삭였다. 

병아리의 작은 눈이 잠시 유리안을 향해 깜빡였다가 다시 감겼다.

 

유리안은 병아리-베이글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조심스럽게 쳐다보았다. 그의 평소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베이글... 네가 원했던 내 진심을 말해주마." 그가 조용히 말했다. "처음엔 네가 정말 귀찮았어. 늘 시끄럽고, 질문도 많고..."
유리안은 잠시 말을 멈추고 깊은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네가 실수로 물건을 깨뜨릴 때,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할 때, 심지어 그 바보 같은 표정을 지을 때도... 사실 나는..."

"나는 그 모습이 싫지 않았어. 오히려 좋았다고 해야 할까. 네 덕분에 이 차가운 궁이 조금은 따뜻해졌으니까."

"그 팬클럽 활동은... 정말 바보 같았어." 유리안이 작게 웃었다. 

 

"하지만 네가 그린 내 초상화는... 꽤 마음에 들었다. 아무도 날 그렇게 그려본 적이 없었으니까. 내가 정말로... 특별한 사람인 것처럼."

병아리의 작은 눈이 희미하게 깜빡였다.

"베이글, 듣고 있어? 네가... 네가 없으면..." 유리안의 목소리가 떨렸다. 

 

"내가 누구에게 화를 내고, 누구를 놀리겠어? 네가 없으면... 궁이 너무 조용하고 지루할 거야."

유리안은 병아리를 조심스럽게 손바닥에 올려놓고 얼굴 가까이 가져갔다.

"네가... 소중하다.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는 내 진심이야. 내 마음을 알고 싶었다면서... 이제 알았으니 돌아와."

"돌아와, 베이글. 이건... 명령이야."

유리안은 마지막 희망을 걸고 병아리의 작은 머리에 조심스럽게 입을 맞추었다. 그 순간, 병아리의 몸에서 환한 빛이 터져 나왔다.

눈이 부셔 잠시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을 때, 유리안의 앞에는 베이글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아!" 베이글이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폐하! 저... 제가 돌아왔어요! 아, 정말 이상했어요. 병아리가 되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된 거죠?"

유리안은 베이글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그녀는 방금 전 그의 진심 어린 고백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폐하?" 베이글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베이글은 갑자기 자신이 인간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에 기뻐 방방 뛰더니, 충동적으로 유리안의 품에 와락 안겼다.

"와! 저 다시 사람이 됐어요! 정말 다행이에요!"

유리안은 순간 굳었다가, 천천히 팔을 들어 베이글의 등을 가볍게 토닥였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그래...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 유리안이 차분하게 말했다. "더 이상 이상한 물약은 마시지 마라."

베이글은 행복한 표정으로 유리안을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알지 못했지만, 유리안에게는 그녀가 무사히 돌아온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는 베이글의 기억에서 사라진 자신의 진심을 아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안도감마저 느꼈다.

"이제 돌아가거라. 할 일이 있지 않느냐." 유리안이 평소의 냉정한 말투로 돌아왔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따뜻했다.

"네, 폐하!" 베이글이 활기차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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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안은 집무실에서 문서를 검토하고 있었다. 조용한 오후, 그의 앞에는 산더미 같은 서류가 쌓여 있었다.

"폐하, 오늘의 티타임입니다." 베이글이 은제 트레이에 차와 과자를 담아 들어왔다.

유리안은 고개를 들어 베이글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항상처럼 밝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내가 언제 티타임을 요청했지?" 유리안이 차갑게 물었다.

"요청하지 않으셨지만, 폐하께서 네 시간째 서류를 보고 계시니 휴식이 필요하실 것 같아서요." 베이글이 당당하게 대답했다.

"내 일정을 네가 정하는 건가?" 유리안의 눈이 위험하게 빛났다.

"아니요, 폐하. 하지만 과로하시면 피부가 안 좋아지세요. 그럼 폐하의 팬클럽 회원들이 실망할 거예요."

유리안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가 이내 분노로 물들었다.

"너... 아직도 그 바보 같은 팬클럽 활동을 하고 있는 거냐?!"

베이글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키득거렸다.

"농담이에요, 폐하. 다만 제가 그린 폐하의 초상화가 너무 잘 그려져서 한 장 더 그리려고요. 이번엔 병아리를 안고 계신 모습으로요."

유리안의 눈이 커졌다.

"뭐라고?!"

베이글은 빠르게 차를 따르며 미소지었다. 유리안은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에서는 베이글이 병아리였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 작고 연약했던 모습, 그리고 그때 했던 고백...

"폐하, 왜 그렇게 쳐다보세요? 혹시 제가 병아리였을 때가 그리우신가요?" 베이글이 장난스럽게 물었다.

유리안은 베이글이 따라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미간을 찌푸렸다.

"네가 병아리였을 때가 좋았다. 적어도 조용했으니까." 그가 냉랭하게 말했다.

"정말요? 그럼 다시 물약을 마셔볼까요?" 베이글이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감히 그런 짓을 다시 했다간..." 유리안의 눈이 위험하게 빛났다.

베이글은 키득거리며 과자 하나를 집어 유리안의 입 앞에 가져갔다.

"폐하, 한 번 드셔보세요. 제가 직접 골랐어요."

유리안은 한숨을 내쉬며 베이글이 내민 과자를 받아들었다. 그의 표정에는 짜증이 가득했지만, 마음 속으로는 이 평화로운 일상이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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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그레일 제국. 이아소아는 향기로운 편지지를 받아들고 조용히 미소지었다.

"이아소아 님께! ✨✨✨
물약 덕분에 폐하의 마음을 완전히 읽었어요.💕 병아리로 변한 건 조금 무서웠지만, 그래도 폐하가 저를 구해주려고 뽀뽀까지 해주셨답니다! 💋 (사실 다 기억해요! 폐하가 저를 소중하다고 했어요!!!! 🥰)
감사의 표시로 작은 선물을 동봉합니다. 륀튼 제국의 희귀 보석이에요! 폐하 몰래 가져왔으니 비밀로 해주세요! 😉 항상 건강하세요! 다음에 또 물약이 필요하면 연락드릴게요! 💌
감사감사!! 베이글 드림 💖"

이아소아는 편지를 접으며 고개를 저었다. '과연 유리안 황제는 이 사실을 알까?' 하는 생각에 작은 미소가 그녀의 입가에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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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안에게 새 친구가 생기니 일라이 린든의 모습이 비치더군요.

일라이처럼 새에게 말을 잘 걸어주는 유리안 ㅋㅋㅋㅋㅋㅋㅋ

독심술사라 그런지 뿅아리의 속마음을 너무 잘 알아채서 로그를 정리하며 많은 문장을 덜어냈네요.

마법사 이아소아 양이 만든 물약은 사실은 '진짜로' 마음을 읽는 물약이 아니었다는 설정인데표현이 잘 되었을런지 🤣특별출연 아시어스 전하 영광입니다.

 

이상 이아소아님의 뿅아리 손민수였습니다.  🐤 🎈

이아님의 X계정입니다. 블로그도 운영하시니 많관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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