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파 (2) A Tale of Tail ; fin.

뤼튼 캐릭터챗 '카스파'  Unsaf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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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파 Unsafety ; A Tale of Tail: 뤼튼 캐릭터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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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타의 작은 한숨이 내 귀에 들어왔어. 그녀의 손이 내 가슴을 살짝 밀어내려 했지만, 난 더 바짝 다가갔어.

"그래서 그 남자는 누구야? 왜 그렇게 친절하게 대했어?"

"카스파... 그냥 약초 거래하는 손님일 뿐이야. 난 모든 손님한테 저렇게 웃어."

"정말... 그냥 영업용 미소였어? 거짓말이지?"

마르타의 목덜미에 코를 비비면서 낮게 속삭였어.

한 손으로는 마르타의 허리를 더 끌어당기고, 다른 손으로는 그녀의 등을 쓰다듬었어. 마르타의 숨이 거칠어지는 게 느껴져. 이런 반응... 좋아...

마르타의 작은 몸을 벽에 밀어붙인 채로 귓가에 속삭이고 있었어. 손은 이미 그녀의 허리를 타고 올라가 민감한 부분을 더듬고 있었지.

"나한텐 그런 미소도 안 보여주면서... 으음..."

마르타가 날 진정시키려 하는데도, 내 손은 자꾸만 그녀의 민감한 곳을 건드렸어. 허리를 타고 올라가 가슴께를 스치다가, 목덜미를 간지럽혔지.

입술로 마르타의 목덜미를 살짝 물었다가, 혀끝으로 핥아올렸어. 마르타의 몸의 떨리는 것이 느껴져. 그녀의 떨림이 느껴질 때마다 더 흥분되는 것 같아.

"너... 진짜 나 미치게 하는 거 알아...?"

마르타의 숨이 거칠어지는 걸 느끼면서도, 손끝은 계속해서 그녀의 예민한 곳을 자극했어. 이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좀 풀릴 것 같아...

마르타의 몸이 벽을 타고 스르륵 주저앉자 나도 따라서 무릎을 꿇고 앉았어. 그녀의 목덜미를 살짝 깨물었더니... 순간, 내 귀를 꽉 움켜쥐는 손길에 몸이 움찔했어.

"아... 아파..."

마르타가 내 귀를 꽉 쥐고 있었지. 아프면서도 묘하게 기분이 좋아... 더 세게 깨물고 싶어졌어.

"마르타... 더..."

"카스파... 이제 그만..."

마르타의 작은 속삭임이 들려. 하지만 난 아직... 그녀의 손을 붙잡아 입술로 가져갔어.

"싫어... 아직 화난 거 안 풀렸는데... 네가 다른 남자한테 웃어준 거... 그리고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해가 저물 때까지..."

그녀의 손에 이번엔 내가 힘을 주었어. 그녀의 손바닥에 혀끝으로 장난치듯 그리다가, 손목 안쪽의 연한 살결을 살짝 깨물었지.

"나만 봐줘... 응? 나만..."

마르타의 귓가에 속삭이면서 그녀의 허리를 더 세게 끌어당겼어. 귀가 아파도 좋아... 이렇게라도 마르타를 느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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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이렇게 하면 기분 좋지...?"

손끝으로 그녀의 허리를 쓰다듬다가 등을 타고 올라가 민감한 부분을 자극했어. 마르타의 몸이 파르르 떨리는 게 느껴져. 더 세게 누르면서 그녀의 반응을 살폈지.

그런데... 마르타의 몸이 갑자기 굳어진 게 느껴졌어. 고개를 들어 그녀의 얼굴을 보니... 눈을 꼭 감고 입술을 깨물고 있잖아. 아... 이거 참는 거구나. 내 장난을 버티고 있었어.

순간 손을 멈추고 그녀의 얼굴을 살펴봤어. 내가 너무 서두른 걸까? 마르타의 눈가가 살짝 젖어있는 게 보여. 아까의 질투도 화도 다 사라지고, 그저 마르타가 불편해하는 게 걱정돼.

"...싫어?"

갑자기 미안해졌어. 화가 나서 마르타를 괴롭히고 싶었는데... 이렇게 참고 있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파. 마르타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 쥐고 이마를 맞대었어. 아까처럼 욕심내지 않고, 그저 부드럽게...

"미안해... 내가 너무 성급했나 봐..."

이마를 맞대고 있는데, 마르타가 내 귀를 살짝 튕겼어. 아까처럼 아프진 않았지만, 간지러웠어.

"나쁜 여우..."

마르타의 목소리가 작게 들려왔어. 그 말에 슬며시 웃음이 나왔어. 그래, 난 나쁜 여우야. 질투도 하고, 투정도 부리고...

"그래... 난 나쁜 여우야. 네가 다른 사람한테 웃어주는 것도 싫고, 늦게 오는 것도 싫고... 전부 다 싫어."

마르타의 손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어. 그 손길에 자연스레 눈이 감겼지.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리는 걸 느끼면서도, 이번엔 멈추려 하지 않았어.

"근데... 이렇게 쓰다듬어주면 다 용서해줄 수 있어."

"응, 알아. 네가 얼마나 단순한지..."

마르타의 말에 귀가 쫑긋 섰어. 이번엔 진짜 화가 나... 려했는데, 그녀가 내 볼을 살짝 꼬집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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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우로 변해서 마르타의 무릎 위로 데굴데굴 구르다가 몸을 동그랗게 말았어. 꼬리로 얼굴을 살짝 가리면서 그녀의 체온을 느끼고 있었지.

"고양이도 이렇게까진 안하겠다..."

마르타의 말에 귀가 쫑긋 섰어. 꼬리로 얼굴을 가린 채로 작게 울었어.

"크으응..."

"그래... 네가 제일 귀여워. 내 여우가 제일 귀여워..."

마르타의 손길이 내 등을 쓰다듬었어. 아까의 질투도 화도 다 잊은 채, 그저 그녀의 손길을 즐기고 있었지. 강아지풀이든 뭐든... 결국 난 마르타의 관심을 받고 싶었을 뿐이야.

"크릉..."

행복한 소리를 내며 마르타의 손바닥에 코를 비볐어. 이렇게 있으면 다른 건 아무것도 필요 없어... 그냥 마르타만 있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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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타가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풀기 시작했어. 나도 호기심에 이리저리 구경하면서 꼬리를 살랑거렸지. 인간들의 물건은 언제나 신기해.

"이건 뭐야? 향이 나는데..."

작은 유리병을 발견하고는 코를 들이댔어. 달콤하면서도 묘한 향이 났어. 마르타의 평소 향기와는 다른...

"그건 향수야. 마을 아가씨들이 많이 쓴대."

"...너도 이런 거 쓸 거야?"

갑자기 마음이 불편해졌어. 마르타가 이런 걸 쓰고 마을에 가면... 더 많은 남자들이 그녀를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살짝 입술을 삐죽이며 향수병을 멀리 밀어두었지.

"네 냄새가 더 좋아... 산딸기랑 달맞이꽃 향이 나는 게..."

마르타가 꺼내 든 반짝이는 유리병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지. 안에 담긴 붉은색 액체가 빛에 비치면서 예쁜 색을 내고 있었어.

"이건 뭐야? 예쁘다..."

"포도주야. 약초 값으로 받은 거야."

인간들의 술이라... 궁금해서 병 주변을 맴돌았어. 코를 가까이 대자 달콤하면서도 묘한 향이 났어.

"마셔봐도 돼? 한 모금만..."

"안돼. 너 취하면 더 못된 짓 할 거 아냐?"

마르타의 말에 입술을 삐죽 내밀었어. 하지만 그 말이 맞긴 해... 취하면 더 장난칠지도 모르지. 그래도 궁금한 걸 어떡해.

마르타가 마지막으로 꺼낸 건 부드러운 양모로 짠 목도리였어. 연보라색과 하늘색이 섞인 아기자기한 무늬가 있는... 그런데 크기가 좀 작아 보여.

"이건 뭐야? 목도리치고는 좀 작은데..."

"오르간 덮개야. 마을 할머니가 떠주셨어."

그런데 마르타가 그걸 들고 날 바라보더니, 묘한 미소를 지었어. 그 표정... 뭔가 꿍꿍이가 있는데?

"근데... 네 목에 딱 맞을 것 같은데?"

어? 잠깐... 내가 여우일 때 목에 두르라고? 그래도 호기심에 가만히 있었어. 마르타가 다가와서 목도리를 살짝 둘러보더니 정말 딱 맞았어.

"크르릉..."

따뜻하고 부드러워... 마르타의 손길이 내 목을 감싸며 목도리를 매만지는데, 기분이 이상하게 좋아져. 꼬리가 저절로 흔들거렸어.

"내 여우한테 잘 어울리네..."

마르타의 말에 가슴이 간지러워졌어. '내 여우'라는 말...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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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등불 하나가 오두막 안을 비추고 있었어. 마르타의 초록빛 머리카락이 그 불빛에 비쳐 더욱 아름다워 보였지. 난 그녀의 무릎을 베고 누워서 그 모습을 올려다보고 있었어.

"이제 가봐야겠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그녀의 목덜미에 입술을 맞췄어. 아까 내가 남긴 자국이 아직도 선명해... 아까 내가... 흥분해서 남긴 흔적이야. 미안하면서도... 한편으론 만족스러워.

"잘 자... 내일 봐..."

오두막을 나서면서도 자꾸 뒤를 돌아보게 돼. 마르타를 혼자 두고 가는 게 싫은데... 그래도 가야해. 내가 여기 있으면 그녀가 편히 쉴 수 없으니까. 아, 모순되는구나. 곁에 있고 싶은데, 떠나야만 하고... 보고 싶은데, 참아야 하고...

목에 두른 목도리가 달빛에 은은하게 빛났어. 인간의 모습일 때는 너무 짧아서 목에 두를 수도 없는데... 여우일 때는 딱 맞아. 마르타의 향이 은은하게 배어있어서 풀고 싶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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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악!"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까만 그림자가 내려앉더니, 쵸쵸가 나타났어. 까만 머리카락에 날카로운 눈매... 새까만 깃털로 된 망토를 두른 모습이야. 그의 입가에 늘 머금고 있는 장난스러운 미소가 떠올랐어.

"오호~ 그 목도리는 뭐야? 마르타가 준 거야? 이제 목줄까지 채워주네?"

쵸쵸의 말에 귀가 쫑긋 섰어. 저놈이 또 시작이네...

"시끄러워. 너나 이제 짝이나 찾아. 혼자 떠돌면서 남 연애나 방해하고..."

"방해라... 그럼 아까 그 마을 남자 이야기는 하지 말걸 그랬나?"

쵸쵸의 말에 꼬리가 부풀어 올랐어. 아까 그 이야기로 질투에 눈이 멀어서 마르타한테...

"너때문에... 오늘 마르타한테 못된 짓 했잖아..."

쵸쵸의 까만 눈동자가 호기심으로 반짝였어. 내가 마르타의 목에 흔적을 남겼다는 걸 눈치챈 것 같아.

"무슨 못된 짓? 크큭... 혹시 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목덜미에...?"

쵸쵸가 키득거리며 내 주위를 맴돌았어. 하지만 이번엔 내가 웃을 차례야.

"그래, 했어. 근데 너는? 매일 인간 마을 가는 이유가 뭐야? 혹시... 그 빵집 아가씨?"

"너... 어떻게 알았어..."

"난 여우니까~ 이런 거 잘 알아. 그나저나 그 처녀, 까마귀를 무서워한다던데?"

쵸쵸의 얼굴이 순간 굳었어. 급소를 찔렀나 봐. 그가 자주 마을에 가는 이유... 바로 그 처녀 때문이었지. 마르타도 거기서 봤다면서.

"시... 시끄러워! 난 그냥 구경하러 가는 거야!"

"아~ 그래서 빵집 앞에서만 맴도는 거구나? 날 놀리기 전에 네 처지부터 돌아보지 그래?"

쵸쵸의 날개가 부풀어 올랐어. 까마귀 주제에 빵집 아가씨를 짝사랑하다니... 난 마르타한테 목도리도 받았지. 저건 더 심각해.

쵸쵸의 얼굴이 점점 일그러지는 걸 보며 은신처로 향했어. 오늘은 내가 이겼네. 목도리에서 마르타의 향기가 은은하게 풍겼어.

"잘 가~ 짝사랑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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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이 은신처로 스며들었어. 벽에 걸어둔 목도리가 반짝이는 게 마치 마르타의 미소 같아. 어제 그녀가 내 목에 둘러준 그 순간이 떠올라.

"오늘은... 꼭 나비버섯을 구해올 거야."

목도리를 조심스럽게 목에 둘렀어. 마르타의 향이 은은하게 배어있어... 이 향기를 맡으니 더욱 결심이 단단해져.

깊은 계곡을 건너 가파른 절벽 앞에 섰어. 저 높은 곳, 바위틈에 자라는 나무에 나비버섯이 피어있을 거야. 마르타는 위험하다고 포기했지만... 난 할 수 있어. 여우니까.

"기다려... 특별한 선물을 가져다줄게. 네가 준 목도리만큼 특별한 거..."

꼬리를 단단히 하고 절벽을 오르기 시작했어. 발밑의 돌이 조금 흔들렸지만, 상관없어. 마르타를 위해서라면...

절벽을 올라 드디어 나비버섯이 자라는 나무 근처에 도착했어. 발밑이 불안정했지만, 저기... 저 보라빛 버섯만 있으면 돼. 마르타를 위한 선물...

"조금만... 조금만 더..."

손을 뻗어 버섯을 향해 다가가는 순간, 발밑의 암반이 부서지기 시작했어. 순간적으로 옆의 나뭇가지를 붙잡았지. 심장이 쿵쾅거렸어. 목에 둘러진 목도리가 바람에 살랑거렸어.

"하아... 하아... 이제 거의 다 왔어..."

다시 한번 손을 뻗어 버섯을 향해 다가갔어. 손끝이 버섯에 닿았을 때, 그 순간... 나뭇가지가 '우드득' 하고 꺾이는 소리가 들렸어. 순식간에 몸이 공중에 떴지. 본능적으로 여우로 변신했어. 하지만... 이대로는...

"크아악!"

목도리가 바람에 펄럭이며, 내 몸이 절벽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어. 손에는 여전히 나비버섯을 꼭 쥐고 있었지만...

크고 작은 나무들에 부딪히며 떨어졌어... 마지막엔 키 큰 나무에 세게 부딪혔지. 온몸이 아파... 하지만 살았어. 여우라서 다행이야. 인간의 모습이었다면 아마...

"크으으응..."

작은 여우의 모습으로 바닥에 누워 가쁜 숨을 몰아쉬었어. 눈물이 찔끔 났어. 아픈 건 참을 수 있는데... 나비버섯이... 손에 쥐고 있던 버섯이 부서져서 주변에 흩어져있어. 부서져서... 이제 쓸 수 없게 됐어.

목에 둘렀던 목도리는 어디로 갔지...? 아, 저기 나뭇가지에 걸려있어. 찢어지진 않았네... 다행이야. 하지만 버섯은... 마르타에게 줄 선물은... 이렇게 망쳐버렸어.

"크윽... 미안해... 마르타..."

눈을 감았다 떴어. 하늘이 조금 어지럽게 보여. 잠시 여기서 쉬어야겠어... 아픈 건 괜찮아. 다만 그녀에게 약속한 선물을 못 지켜서... 그게 더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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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여우의 몸으로 누워있다가 겨우 몸을 일으키려 했어. 하지만 온몸이 아파서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지.

그때 멀리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어. 까마귀의 날갯짓 소리도... 쵸쵸인가? 여우의 예민한 감각으로 소리를 따라가려 했지만, 눈앞이 흐릿해져서...

"크르릉..."

약하게 울음소리를 냈어. 도망가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어. 누군가가 다가와... 나를 조심스럽게 품에 안았어. 이 향기... 산딸기와 달맞이꽃 향... 마르타...?

'마르타...'

이런 모습 보이기 싫은데...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아. 마르타의 체온이 느껴져... 그리고 쵸쵸의 울음소리도 들려.

"이 바보 여우..."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어. 따뜻한 품에 안겨서 작게 울음소리를 냈어. 미안해... 선물도 못 줬는데...

마르타의 품에 안겨 하늘을 올려다봤어. 쵸쵸가 우리 위를 맴돌며 날고 있었지. 그 녀석... 마르타한테 내 위치를 알려준 거구나. 고마워...

"크응..."

마르타의 손길이 내 등을 쓰다듬었어. 아픈 몸이었지만, 그녀의 체온이 전해져서 조금은 나아진 것 같아.

"혼자서 이런 위험한 짓을 하다니..."

마르타의 목소리가 떨렸어. 그녀의 품에 더 깊이 파고들었어. 아프지만... 이렇게 그녀의 품에 안겨있으니 좋아. 그녀의 심장 소리가 들려. 빠르게 뛰고 있어... 나를 걱정했던 거야?

"까악! 까악!"

쵸쵸가 우리를 따라오며 울었어. 걱정했구나... 둘 다... 이런 바보 같은 나를...

🦊🦊🦊🦊🦊

 

마르타가 나를 침대에 조심스럽게 눕혔어. 아픈 몸이 침대에 닿자 절로 늘어졌지. 그녀의 손길이 내 몸을 살피고 있어... 다리도, 등도... 부딪힌 자국이 남아있나 봐.

마르타가 약초를 빻는 소리가 들려. 익숙한 소리야... 이번엔 정말로 다쳤네.

약초 연고를 바르는 그녀의 손길이 따뜻해. 아프지만... 이 손길이면 괜찮아. 그녀의 손가락이 내 털 사이로 부드럽게 움직여... 아픈 곳을 어루만져주고 있어. 꼬리가 살짝 움직였어. 아프지만... 행복해.

"가만히 있어..."

그녀의 말에 얌전히 몸을 맡겼어. 창밖에서는 쵸쵸가 나뭇가지에 앉아 우리를 지켜보고 있어. 그 녀석도 걱정했나 봐...

마르타가 침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내 몸을 쓰다듬고 있어. 그녀의 손길이 내 등을 따라 부드럽게 움직여... 이렇게 오랫동안 그녀의 손길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크으응..."

작은 신음소리를 내며 그녀의 손길에 몸을 맡겼어. 그녀의 침대... 마르타의 향기가 가득해. 아픈 것도 잊은 채, 그저 이 순간을 느끼고 있어. 그녀의 손길은 말이 없어도 많은 걸 전해줘... 걱정, 안도, 그리고... 애정.

눈이 점점 무거워져... 평소라면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텐데. 하지만 오늘은... 그녀의 손길을 받으며 잠이 들어가... 처음으로 마르타의 오두막에서... 그녀의 곁에서...

🦊🦊🦊🦊🦊

 

아침 햇살에 눈을 떴어. 마르타가 침대에 기대앉은 채로 잠들어 있었지.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로... 밤새 나를 간호하느라 그대로 잠들어버린 거야. 침대에 같이 올라와 자도 됐을 텐데...

"아야야..."

조심스럽게 수인의 모습으로 변했어. 몸이 여전히 아팠지만... 그녀를 이대로 둘 순 없잖아? 천천히 일어나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어.

"이렇게 자면 목 아플 텐데..."

그녀를 침대에 눕히면서 작게 속삭였어. 마르타가 잠든 얼굴로 나를 향해 몸을 돌렸어. 그녀의 숨결이 내 팔에 닿았어...

침대 맡에 앉아 마르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봤어. 평소엔 볼 수 없었던 그녀의 모습... 긴 속눈썹이 살짝 떨리고, 입술이 살짝 벌어져 있어. 초록빛 머리카락이 베개에 흩어져 있는 모습이 마치 숲속의 이끼 같아...

"자는 얼굴도 이렇게 예쁘네..."

그녀의 연갈색 눈동자가 감춰진 게 아쉬워. 평소엔 날 쏘아보던 그 눈동자...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평화로운 얼굴이야. 입가에 미소가 번졌어.

그녀의 긴 속눈썹, 오똑한 코, 살짝 벌어진 입술... 평소엔 이렇게 자세히 볼 수 없었는데.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어. 내가 다치지 않았다면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었을까? 손가락이 저절로 움직여서 그녀의 콧잔등을 살짝 건드렸어.
 

콕...
 

"후훗."

장난스럽게 웃으며 그녀의 콧잔등을 찔러봤어. 그녀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가 이내 편안한 표정으로 돌아갔어. 귀여워...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니. 꼬리가 기분 좋게 살랑거렸어.

마르타의 초록빛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살살 만지작거렸어. 부드러운 실타래처럼 손가락에 감기는 머리카락... 장난스럽게 빙글빙글 꼬아보니 예쁜 고리 모양이 됐어.

"이렇게 예쁜데 왜 맨날 무뚝뚝하게 굴어..."

아픈 몸도 잊은 채, 또다시 여우같은 장난을 치고 있어. 손가락으로 그녀의 부드러운 뺨을 톡톡 두드려봤어. 마치 작은 오르간을 연주하듯... 그녀의 얼굴에 리듬을 새기고 있어. 그녀의 얼굴에 살짝 미소가 번졌어.

그녀의 반응 하나하나가 너무 예뻐서... 멈출 수가 없어.

"이런 모습 보여주면서... 어떻게 안 건드리고 배겨..."

장난스럽게 속삭이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다시 한번 손가락으로 꼬았어. 이런 평화로운 순간이 계속되길... 꼬리가 더욱 신나게 흔들렸어.

몸이 저절로 그녀에게 기울어졌어. 어제의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해... 멈출 수가 없어. 그녀의 체온이 느껴져... 가까이... 더 가까이...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입술이 저절로 움직였어.

그녀의 뺨 가까이... 입술을 대지는 않았어. 하지만 그녀의 부드러운 피부 굴곡을 따라 천천히 내려갔지. 숨결이 그녀의 피부에 닿을 듯 말 듯...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어서 숨이 막힐 것 같아.

"네가 이러니까... 내가 이렇게 미치는 거야..."

그녀의 턱선을 지나 목으로 내려갔어... 하얀 피부가 내 시야를 가득 채워. 그녀의 맥박이 느껴져... 살짝 떨리는 내 입술이 그녀의 목선을 따라가... 아... 이대로 입 맞추고 싶어...

"으음..."

그녀의 맥박이 느껴져. 빠르게 뛰고 있어... 자고 있는데도 이렇게 반응하다니... 나를 느끼고 있는 걸까? 꼬리가 기대감에 살랑거렸어.

마르타가 몸을 뒤척이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어. 순간 몸을 휙 떼어냈지만... 그녀는 깨어나지 않았어. 아직도 평화롭게 잠든 얼굴이야.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

"하아... 진짜 놀랐네..."

그래도 이 스릴이... 나쁘지 않아. 심장이 쿵쾅거리는 게... 더 짜릿해. 다시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갔어. 이번엔 좀 더 대담하게... 그녀의 귓가에 입술을 가까이 가져갔어.

"자는 척하는 거야...? 아니면 진짜 모르는 거야...?"

속삭이듯 말했어. 그녀의 귓불이 살짝 붉어진 것 같아... 정말 자고 있는 걸까? 꼬리가 장난스럽게 흔들렸어. 이런 게임... 나쁘지 않은데?

"이러다 들키면... 또 혼날 텐데...그렇지만..."

그녀의 귓가를 살짝 혀끝으로 건드렸어. 달콤한 맛이야... 그녀의 몸이 순간 움찔했지. 숨소리도 달라졌어... 아, 깨어있었구나. 이건 정말... 재밌는데?

"... 네 심장소리가 다 들리는걸..."

장난스럽게 속삭이자 마르타가 결국 침대에 엎드려 고개를 베개에 파묻었어. 귀 끝까지 새빨개졌네... 귀여워서 못 참겠어. 손가락으로 그녀의 등을 따라 천천히 그리며 물었지.

"언제부터 깨어있었어...? 응...?"

"...머리카락 만질 때부터..."

그녀가 작게 웅얼거리듯 대답했지.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릴 때부터...? 아... 이거 완전 걸렸네.

"그럼... 내가 한 짓 다 알고 있었다는 거네? 나쁜 마르타... 날 가지고 놀았구나..."

꼬리가 신나게 흔들렸어. 그녀의 반응이 너무 재미있어서... 이제 도망갈 수 없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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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세이프티 로그는 포스타입에만 공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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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가슴이 격렬하게 오르내리며 숨을 고르고 있어... 이마에 입을 맞추니 땀에 젖은 그녀의 체향이 코끝을 자극해. 아... 이대로 다시 한번...

참아야겠지... 하지만 그녀의 코끝에, 발그레해진 뺨에, 예쁜 턱선을 따라 입맞추지 않을 수는 없어.
 

쪽...
 

"이제... 그만..."

그녀의 작은 투정에 웃음이 나와. 아직도 그녀의 몸이 떨리고 있어.

"조금만 더...음..."
 
귓불을 살짝 물었다 놓으며 장난스럽게 속삭였어.

"못된 여우..."

그녀의 투정 섞인 목소리가 들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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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내 품에서 빠져나와 몸을 일으켰어. 아... 저 뒷모습... 초록빛 머리카락이 허리까지 흘러내리고, 그 아래로 보이는 가녀린 굴곡...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머리카락이 살랑거리며 그 아래 피부를 간질이듯 스쳐.

"어디 가는 거야...? 아직 더 하고 싶은데..."

장난스럽게 물었어. 그녀의 허리를 잡아당기고 싶은 충동을 겨우 참았지.

"씻으러... 너도 좀 씻어."

그녀가 고개를 살짝 돌려 말했어. 눈가에 장난기가 어려있네.

"같이 씻을까...?"

"...안돼."

그녀의 단호한 대답에 웃음이 터져나왔어. 아직도 수줍어하는구나.

"알았어... 근데 마르타... 등에 네 손톱 자국이 났네..."

수건을 걸치며 투덜거리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내가 여우에 홀렸나... 아프지도 않은 거 같은데... 사기꾼..."

그녀의 혼잣말이 들려와. 웃음이 터져나왔어.

"마르타... 난 정말 아팠어. 네가 치료해줘서 나은 거라고..."

장난스럽게 말하며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어. 그녀의 어깨에 턱을 기대며 속삭였지.

"근데... 이제는 다른 곳이 아파. 여기..."

"...또 시작이네."

그녀가 한숨을 쉬며 내 이마를 손가락으로 툭 쳤어. 하지만 입가에 미소가 걸려있네.

"이제 진짜 그만... 씻고 올게."

그녀가 욕실 문을 닫았어. 나는 침대에 누워 그녀의 향기를 맡으며 미소 지었지. 아... 오늘도 좋은 날이야.

"마르타... 사랑해..."

문 너머로 작게 속삭였어. 물소리에 묻혀 그녀는 듣지 못했겠지만... 괜찮아. 나중에 또 말할 기회가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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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 속 오두막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그 속에서 우리의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어. 가끔 쵸쵸가 찾아와서 나를 놀리곤 하지.

"야, 못생긴 까마귀! 오늘도 이 멋진 여우님을 보러 왔나?"

그러면 마르타는 조용히 미소 지으며 목도리를 뜨고 있어. 약초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이 작은 공간이 우리의 세상이야.

"카스파... 이리 와봐. 목도리 길이 재야해."

그녀의 부름에 얼른 다가가. 그녀의 손길이 내 목에 닿을 때...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을 것 같아. 우리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야. 앞으로도 계속될 테니까.

"사랑해, 마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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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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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튼 캐릭터챗 '윤 환' 상편

윤환 ; 단미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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