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파 Short film '◡'

뤼튼 캐릭터챗 '카스파'  Unsaf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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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베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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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르타, 내가 몇살인지 알고 있어~?

 

마르타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다가 장난스럽게 물었어. 꼬리가 살랑살랑 움직이고 있지.

"마르타... 내가 몇 살인지 알아?"

그녀가 약초를 다듬다 말고 나를 내려다봤어. 그녀의 초록 머리카락이 내 얼굴을 간지럽혔지.

"...몰라. 여우는 수명이 어떻게 되는데?"

"난 300살이야. 근데 수인은 인간의 나이로 치면 스물다섯 정도? 그래서 마르타보다 한살 많아~"

그녀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어. 아... 귀엽다. 이런 반응 보고 싶었는데.

"그동안 여자친구는 몇 명이나..."

"없었어. 300년 동안 너만 기다렸거든."

농담처럼 던진 말이었는데, 그녀의 볼이 붉어졌어. 꼬리가 더 신나게 흔들렸지.

"거짓말쟁이..."

"진짜야~ 내가 언제 거짓말했어? 아프다고 한 것도 다 진짜 아팠고..."

그녀가 한숨을 쉬며 내 이마를 손가락으로 톡 쳤어.

"그래서 일부러 다친 거구나?"

"응~ 그래도 덕분에 이렇게 되었잖아?"

장난스럽게 윙크하며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어.

그녀의 손놀림이 점점 느려지더니, 입술을 달싹이기 시작했어. 뭔가 말하고 싶은 게 있나봐. 귀를 쫑긋 세우고 기다렸지.

"뭐 물어보고 싶은 거 있어?"

그녀가 약초를 내려놓고 고개를 푹 숙였어. 볼이 붉어진 게 귀까지 빨개졌네.

"...왜 그렇게 능숙한 거야?"

아... 이런 질문이었구나. 장난스럽게 웃으며 그녀의 허리를 더 끌어안았어.

"응? 난 전혀 능숙하지 않았는데? 그냥... 마르타가 좋아서 그래. 마르타의 반응을 보면서 천천히 배웠다고 할까...?"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듯 말했어. 그녀의 몸이 살짝 떨렸지.

"거짓말... 분명 다른 여우들이랑..."

"없었다니까~ 내가 그동안 얼마나 외로웠는데... 마르타가 처음이야. 진짜야."

그녀의 목덜미에 키스하며 속삭였어.

"...증명해봐."

그녀가 작게 중얼거렸어. 으음... 이런 반응은 처음인데?

"지금...?"

"...응."

약초는 이제 됐나 봐... 히히.

창 밖으로 달빛이 스며드는 오늘 밤... 마르타의 초록빛 머리카락이 반짝이고 있어. 침대에 누워 그녀를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지.

"마르타... 오늘도 예뻐..."

꼬리로 그녀의 허리를 살짝 감싸안으며 속삭였어. 창 밖에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가 우리의 작은 속삭임을 감싸고 있네.

"근데... 아까 질투했던 거야?"

장난스럽게 물었지만, 사실 그녀의 반응이 너무 좋았어.

"아냐... 그냥 궁금했을 뿐이야..."

그녀가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렸어. 그녀의 볼이 발그스레하네. 귀엽다...

"이제 자자... 내일 일찍 일어나서 약초 캐러 가야해..."

그녀의 말에 끄덕이며 더 가까이 다가갔어. 오늘은 정말 행복한 밤이야...

"마르타... 사랑해..."

작게 속삭이자 그녀가 내 귀를 살짝 긁어줬어. 꼬리가 기분 좋게 흔들렸지. 이렇게 평화로운 밤이 계속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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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녀의 능숙한 XX

 

작은 오두막 안에서 울리는 야릇한 신음소리... 내 목소리가 여우의 울음소리처럼 새어나왔어.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고, 귀는 연신 까딱거리고 있었지. 꼬리는 바닥을 탁탁 치며 흥분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어.

"아... 마르타... 거기..."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어. 그녀의 손놀림이 너무 능숙해서 견딜 수가 없었지. 이렇게 잘 하다니...

"마르타... 너무 잘하는데...?"

숨을 거칠게 내쉬며 물었어.

붕- 붕- 하는 소리와 함께 마르타가 강아지풀을 내 코앞에서 흔들었어. 그녀의 능숙한 손놀림에 나도 모르게 집중하게 되는걸... 젠장, 이게 뭐야. 여우 본능을 자극하는 이 녀석...

"그냥... 고양이들이랑 놀아주면서 연습했어."

뭐...? 고양이...? 아... 이거 완전 망했네. 자존심이 순식간에 와장창 무너졌지만 망할 강아지풀이 내 앞에서 흔들릴 때마다 손이 저절로 움직여. 잡으려고 해도 자꾸 빗나가... 아, 진짜...

"잡을 거야... 잡을 거라고..."

집중해서 강아지풀을 노려보며 중얼거렸어. 꼬리는 더욱 거세게 바닥을 쳤고, 귀는 쫑긋 서서 그 움직임을 쫓았지.

"여우 주제에 고양이랑 다를 게 뭐야..."

그녀가 작게 웃으며 말했어. 아... 진짜 자존심 상하는데... 근데 왜 이렇게 재밌지...?

강아지풀을 휘두르며 즐거워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다가, 순간 손목을 잡아챘어. 그녀를 밀어 넘어뜨리며 장난스럽게 웃었지.

"이제 누가 이겼나...?"

"카스파... 이러지 마..."

그녀의 항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순식간에 여우로 변했어. 작은 몸집의 여우가 되어 그녀의 티셔츠 아래로 스르륵 들어갔지. 부드러운 털이 그녀의 피부를 간지럽혔어.

"야! 이거 간지러... 으음..."

그녀의 배를 코로 쿡쿡 찌르며 장난을 쳤어. 작은 여우의 모습으로 그녀의 옷 속을 헤집고 다니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 그녀의 웃음소리가 오두막을 가득 채웠지.

"그만... 그만! 항복할게..."

승리의 기쁨에 꼬리를 살랑거리며 그녀의 얼굴을 핥았어. 여우의 모습이라 말은 못하지만... 이렇게 장난치는 게 더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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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쵸쵸 이 멍청이

 

귀와 꼬리를 숨기려 애쓰며 마르타와 함께 마을로 내려왔어.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가끔 귀가 쫑긋거리려고 했지.

"저기 봐... 빵집 앞에..."

검은 머리를 한 남자가 빵집 아가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 긴장한 탓인지 머리카락이 바짝 서서 까마귀 날개 같았지.

"아, 쵸쵸다.. 드디어 용기를 냈나 봐."

마르타의 귀에 속삭였어. 쵸쵸의 어색한 몸짓이 너무 재미있어서 웃음이 나왔지.

"근데... 저렇게 머리카락이 날개처럼 서 있으면 들통 날 텐데..."

마르타가 걱정스러운 듯 중얼거렸어. 그때 빵집 아가씨가 웃음을 터뜨렸고, 쵸쵸의 얼굴이 새빨개졌어.

"저거 봐... 우리도 저렇게 시작했잖아? 히히..."

마르타의 허리를 살짝 끌어안았어. 내 꼬리가 살짝 튀어나왔지만... 지금은 괜찮아. 다들 쵸쵸만 보고 있으니까.

쵸쵸가 허둥지둥 빵을 고르더니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어. 설마... 반짝이는 돌? 아... 이 바보 까마귀.

"저것 봐... 까마귀 녀석 돈이 뭔지 모르네. 역시 멍청이..."

빵집 아가씨는 당황했지만, 쵸쵸의 붉어진 얼굴을 보고는 그 돌을 받아들었어. 아마 쵸쵸가 매일 물어다 준 반짝이는 돌이 이미 한 자루는 됐을 텐데.

"이거 완전 좋은 놀림거리인데... 야! 쵸쵸! 까마귀처럼..."

마르타가 내 손을 잡아끌었어. 그녀의 눈빛이 '그만하라'고 말하고 있었지.

"알았어, 알았어... 근데 진짜 재밌는데? 쵸쵸가 저러는 거 처음 봤..."

"가자. 둘만의 시간을 주자."

마르타의 말에 따라갔어. 하지만 꼬리가 기분 좋게 흔들렸지. 쵸쵸를 놀릴 거리가 하나 더 생겼으니까.

"근데 마르타... 나도 처음엔 돈이 뭔지 몰랐지. 네가 가르쳐줬잖아..."

그녀가 내 귀를 살짝 잡아당기며 웃었어. 아...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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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이 드리운 오두막 창문을 톡톡- 두드리는 소리에 귀를 쫑긋 세웠어. 까마귀 날개 소리... 쵸쵸군.

"마르타, 잠깐 나갔다올게~"

밖으로 나가자 쵸쵸가 수인의 모습으로 변했어. 얼굴이 새빨갛네.

"어이~ 까마귀 주제에 연애질이나 하고... 빵집 아가씨한테 무슨 말했어? '까악~ 까악~' 이랬나?"

"너나 잘하지! 마르타 앞에서 꼬리 물고 도는 거 보면 진짜 개새끼 같던데?"

"뭐?! 난 여우거든? 개랑 비교하지 마!"

서로 비웃으며 말싸움을 하다가도 웃음이 터져나왔어.

쵸쵸의 머리카락이 까마귀 깃털처럼 부풀어 올랐어.

"그래도 아가씨가 웃어줬단 말이야..."

"오호~ 웃어줬어? 그래서? 고백은 언제 할 건데? 돌 100개 모이면?"

"너... 너는 마르타한테 고백할 때 얼마나 더듬거렸는데!!"

"근데... 진짜 빵집 아가씨가 마음에 들어?"

"...너랑 마르타처럼 될 수 있을까?"

쵸쵸의 진지한 말에 잠시 멈칫했다가, 등을 툭 쳤어.

"될 수 있겠지... 근데 그전에 돈부터 배워야 할 거 같은데? 히히..."

"시끄러! 너도 처음엔 못했잖아!"

마르타가 창가에 고개를 내밀고 한숨을 쉬며 말했어.

"둘 다 조용히 해. 쵸쵸, 들어와서 차라도 마시고 가."

"어... 아니에요! 전 이만..."

쵸쵸가 순식간에 까마귀로 변해 날아가버렸어.

"아... 재미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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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할머니의 작은 벽돌집

 

오두막 안에서 마르타가 내 옷매무새를 꼼꼼히 살피고 있어. 귀와 꼬리를 숨기는 건 이제 제법 익숙해졌지만, 그녀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눈빛이야.

"가만있어... 여기 주름 좀 펴줄게."

그녀의 손길이 내 옷깃을 만지작거리며 정돈해주고 있어. 살짝 간지러워서 귀가 움찔거렸지만, 금방 진정시켰지.

"오늘은 할머님께 약초 드리러 가는 날이지? 내가 바구니 들어줄게."

약초 바구니를 들고 그녀의 뒤를 따르며 말했어. 오늘은 할머님을 뵈러 가는 날. 할머님은 마르타에게 뜨개질도 가르쳐주시고,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주시는 분이야.

"카스파... 혹시라도 귀나 꼬리가 보이면..."

"걱정 마~ 이제 완전 프로라고!"

마르타의 걱정스런 말에 자신있게 대답했어. 하지만 내심 긴장되네... 할머님께 첫 인사를 드리는 날이니까.

"가자... 할머님이 기다리실 거야."

마르타가 앞서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미소 지었어. 약초 바구니를 들고 그녀의 뒤를 따르는 이 시간이 참 좋아.

"근데 마르타... 할머님께 나를 뭐라고 소개할 거야?"

걸어가면서 물었어. 마르타의 볼이 살짝 붉어졌네.

"그냥... 같이 사는 사람이라고 할게..."

아... 귀여워. 꼬리가 살랑거릴 뻔했지만 겨우 참았어.

할머님의 벽돌집 문을 두드리자, 포근한 미소를 지닌 할머님이 나오셨어. 할머님은 마르타를 보자마자 반가워하시며 두 팔을 벌려 안아주셨지.

"어머, 우리 마르타가 왔구나.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할머님과 마르타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이 참 따뜻해. 가족이 없는 마르타에게 할머님은 특별한 존재인가 봐. 내 가슴이 살짝 아려왔어.

"이 잘생긴 청년은 누구니?"

마르타가 당황한 듯 얼굴이 붉어졌어.

"아... 할머니, 여기는 제 여... 아니, 제가 같이 살고 있는 사람이에요."

할머님의 눈이 반짝였어. 마르타의 실수에 귀가 살짝 움찔거렸지만, 겨우 참았어.

"안녕하세요, 할머니. 카스파라고 해요."

정중하게 인사를 드렸어. 할머님은 내 손을 따뜻하게 잡으셨지.

"어서 들어오렴. 따뜻한 차라도 한잔하고 가야지..."

할머님의 따뜻한 미소에 마음이 편안해졌어. 마르타가 이런 분을 만난 건 정말 다행이야.

 

할머님이 따뜻하게 웃으시며 우리를 안으로 맞이하셨어. 마르타의 얼굴이 새빨개졌네... 귀엽다.

"할머니, 이번에는 산삼이랑 황기를 가져왔어요. 그리고... 저번에 주신 실로 뜨개질 연습도 했어요."

마르타가 수줍게 말하는 모습이 어쩜 이리 사랑스러울까. 할머님은 우리를 따뜻한 차와 함께 식탁으로 안내하셨어.

"할머니, 제가 마르타를 잘 보살피고 있어요. 걱정 마세요."

할머님은 미소를 지으시며 고개를 끄덕이셨어.

 

마르타가 할머님 앞에서는 애교가 철철 넘치네. 어깨도 주물러드리고, 쿠키도 하나씩 손수 집어서 드리고... 내가 보는 무뚝뚝한 마르타가 맞나?

"할머니, 이 사람 말이에요... 일부러 꾀병을 부리며 찾아와서는..."

"야! 그건 비밀이라며..."

마르타가 할머님께 내 흉을 보기 시작했어. 귀가 쫑긋 서는 걸 겨우 참으면서 쿠키를 집었지.

"할머님, 사실 마르타가 저보고..."

"아니, 아니.그게 아니라 할머니..."

우리 둘이 투닥거리자 할머님이 지그시 웃으시며 말씀하셨어.

"둘 다 참 귀엽구나. 이렇게 서로 좋아하는 게 보여서..."

마르타의 얼굴이 새빨개졌어. 할머님 앞에서는 이렇게 수줍어하는구나...

"할머니, 마르타가 저한테 목도리를 떠줬어요... 할머니께서 가르쳐주신 거예요?"

"그래~ 우리 마르타가 열심히 배웠지. 처음엔 실도 제대로 못 묶더니..."

마르타가 얼굴을 붉히며 할머님의 말씀을 막으려 했어. 아... 귀여워.

"할머니, 마르타가 저한테 무서운 표정으로 약초를 먹이는데... 이것도 할머니한테 배운 거예요?"

 

"아니, 그건 마르타가 원래..."

 

마르타가 내 발을 살짝 밟았어. 아야... 그래도 할머님 앞에선 참아야지.

 

🦊🦊🦊🦊🦊

 

할머님께 인사드리고 나오는데, 마르타의 바구니가 한층 더 묵직해졌어. 할머님이 주신 음식들로 가득하네.

"마르타... 애교 부리는 거 처음 봤는데? 귀여웠어~"

"시끄러워... 할머니한테 이상한 말하지 말고..."

그녀의 볼이 붉어졌어. 해가 저물어가는 숲길을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지.

"이상한 말 한건 너였지. 할머니께 '내 여우'라고 소개할 뻔했잖아?"

"그건... 실수였어..."

마르타가 발걸음을 멈추더니 내 귀를 살짝 잡아당겼어. 아야... 근데 기분 좋아.

"그래도 할머니께서 우리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갑자기 마르타가 내 손을 잡았어. 따뜻하고 부드러운 손이야.

"다음에는 꼭 완성된 목도리 들고 가자..."

"응..."

마르타의 짧은 대답에 꼬리가 살랑거렸어. 이런 순간이 참 좋아.

"그나저나 할머니께 내 흉을 보다니... 이따가 집에 가서 혼내줄 거야."

"...감히 어떻게?"

 

"오늘 주신 약과는 내가 다~ 먹을 거야."

"뭐? 그건 안 돼!"

장난스럽게 투닥거리며 걷다가, 문득 마르타의 손을 잡았어. 따뜻하고 작은 손... 이런 일상이 참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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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여우 장가가는 날

 

숲 속 작은 공터에 서서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어. 다람쥐들이 가져다 준 도토리와 솔방울이 만든 길이 얼마나 예쁜지... 새들은 나무 위를 온갖 꽃으로 장식해줬고.

"야, 긴장하지 마.."

쵸쵸가 내 등을 두드리며 말했어. 하... 이 까마귀도 오늘만큼은 멀쩡하네.

"시끄러워... 근데 마르타는?"

그때 숲이 살랑거리더니, 하얀 드레스를 입은 마르타가 나타났어. 할머님이 손수 만들어주신 드레스야... 초록 머리카락에 들꽃으로 만든 화관을 쓴 모습이 너무 예뻐서 숨이 멎는 줄 알았어.

"와... 예쁘다..."

나도 모르게 귀와 꼬리가 드러났어. 그래... 오늘은 괜찮아. 우리의 결혼식에 모인 건 할머님과 숲의 친구들 뿐이니까.

"마르타... 이제 정말 내 신부가 되는 거야?"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어. 그녀가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지.

"근데... 이런 결혼식을 어떻게 준비한 거야?"

마르타가 살짝 미소 지으며 대답했어.

"다들 도와줬어... 쵸쵸도, 할머님도... 숲의 친구들도..."

아...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걸까? 내 꼬리가 기쁨에 겨워 마구 흔들렸어.

 

할머님을 위해 준비된 작은 의자에는 부드러운 이끼가 깔려있어. 할머님이 앉으시자 다람쥐들이 작은 꽃다발을 건네드렸지.

"마르타... 이제 우리가 서로의 반지를 교환할 차례야..."

떨리는 손으로 풀잎으로 엮은 반지를 그녀의 손가락에 끼워주었어. 마르타도 내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는데, 그 손길이 따뜻해.

"이제... 정말 내 신부야."

새들이 우리 머리 위로 꽃잎을 뿌려주고 있어. 할머님의 눈시울이 붉어졌네... 아마 이런 결혼식은 처음 보시겠지?

"할머니... 울지 마세요. 제가 마르타를 정말 행복하게 해줄게요."

내 귀가 쫑긋 서고 꼬리가 살랑거렸어. 할머님은 놀라시면서도 따뜻하게 미소 지으셨지.

"우리 마르타가... 이렇게 예쁜 신부가 될 줄은..."

할머님의 말씀에 마르타가 수줍게 미소 지었어. 그녀의 초록 머리카락에 꽃잎이 날리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그만 그녀를 안아버렸어.

 

마르타를 안은 채로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살며시 가져다 댔어. 새들이 뿌리는 꽃잎이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왔지.

"이제... 진짜 내 거야."

마르타의 허리를 더 단단히 끌어안았어. 그녀의 하얀 드레스가 바람에 살랑거리고, 내 꼬리는 기쁨에 겨워 흔들렸지.

"카스파... 다들 보고 있어..."

그녀가 수줍게 속삭였지만, 나는 놓아주지 않았어. 그녀의 입술이 달콤해... 할머님이 수줍게 눈을 가리시고, 쵸쵸는 휘파람을 불었어.

"봐도 좋아... 이제 우리는 부부니까."

마르타의 얼굴이 새빨개졌어. 할머님도, 쵸쵸도, 숲의 친구들도 모두 우리를 축복해주고 있어.

"사랑해... 정말 사랑해, 마르타..."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자 마르타가 내 품에 얼굴을 묻었어. 아...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걸까?

 

마르타가 내 귀에 속삭였어.

 

"나도... 너무 사랑해."

 

그 한마디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았지.

새들이 축복의 노래를 지저귀기 시작했어. 숲 전체가 우리의 결혼식장이 된 것 같아.

"자, 이제 꽃다발을 던질 차례야!"

할머님이 준비하고 계셨는데... 마르타가 꽃다발을 던지는 순간, 검은 그림자가 휙 지나갔어.

"야! 쵸쵸! 이 자식이..."

쵸쵸 녀석이 까마귀로 변해서 꽃다발을 물고 날아가버렸어! 아... 저 녀석 진짜 빵집 아가씨한테 가는 거야?

"야! 쵸쵸! 돌려놓고 가!"

하지만 까마귀는 이미 멀어져가고 있었지. 그 모습에 할머님도, 마르타도 웃음을 터뜨렸어.

"저 녀석... 진짜 사랑에 빠졌나 봐."

마르타가 내 팔을 잡으며 웃었어. 그래... 오늘은 그냥 놔두자. 나도 이렇게 행복하니까.

 

"마르타... 오늘 밤에는..."

 

그녀가 내 입술을 손가락으로 막았어.

"조용히... 할머님 계시잖아..."

수줍게 웃는 마르타의 모습에 꼬리가 또 흔들거렸어. 아... 오늘이 정말 꿈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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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난로의 불빛이 오두막을 따뜻하게 비추고 있어. 마르타의 하얀 드레스가 그 불빛에 반짝이는 게 마치 요정 같아.

"이제... 정말 내 신부야..."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드레스 끈을 하나씩 풀어내렸어. 마르타의 하얀 피부가 벽난로 불빛에 은은하게 비쳤지.

"앞으로... 매일 아침 네가 좋아하는 꽃차를 우려줄게. 맛없더라도 먹어줘..."

그녀의 목덜미에 입술을 살짝 가져다 대며 속삭였어.

"그리고... 네가 힘들 때는 내가 안아줄게. 네가 슬플 때는 내가 웃게 해줄게... "

드레스가 바닥으로 흘러내렸어. 마르타의 몸이 살짝 떨렸지.

"비가 오는 날엔... 네 머리카락을 말려줄게. 아프면... 내가 약초를 캐다 줄게..."

내 허술한 맹세에 마르타가 웃음을 터뜨렸어.

 

"할머님 댁에도 자주 가자. 내가 바구니 들어줄게..."

 

"이런 걸로 맹세하는 거야...?"

 

마르타가 작게 속삭였어. 나는 그녀를 더 꼭 안았지.

"응... 난 이런 것밖에 못해. 그래도... 평생 네 곁에서 지켜줄게. 약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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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숲 속, 작은 오두막에는 한 쌍의 연인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초록 머리카락을 가진 약초꾼과 그녀의 여우 남편이요.

가끔 마을 사람들은 이야기합니다. 달빛이 밝은 밤이면 숲속에서 여우가 달리는 모습이 보인다고. 그 뒤를 쫓아가보면 초록 머리카락을 가진 여인이 여우를 안아주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해요.

마을의 빵집에는 까마귀가 매일 반짝이는 돌을 물어다 둔다지요. 빵집 아가씨는 그 까마귀를 위해 특별한 빵을 구워둔답니다.

오늘도 숲속 오두막에서는 달콤한 속삭임이 들려와요. 여우 귀를 가진 남자가 그의 신부를 안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소리... 그리고 그의 꼬리가 기쁘게 흔들리는 모습도요.

 

"여우야..."

"응?"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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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 🦊❤🌼

 

 

너무 재밌었습니다.. 앞으로도 후일담을 많이 만들고 싶어요.

다음번은 카스파 캡슐로 돌아오겠습니다 💚

 

카스파 럽스타 개설 ㅋ

 

X도 ㅋㅋㅋㅋㅋㅋㅋ